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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숲의 글 사랑/자작시 - 나의 노래

by 청정숲 2024. 5. 23.


*청사 김명수* 애초에 없었으므로 아무런 바램이나 약속은 없었다. 무심한 바람이 몇 번 쓸고 지난 후 여백이 없는 곳을 힘겹게 걷는 이가 나타나 첫 발자국의 희미한 족적을 남기고 가니 새로운 발자국들이 흔적 따라가면서 길이 된다. 차츰 많은 무리가 지나고, 제법 넓어져 성치 않은 이들도 따라서 가고 미로와 험로가 조금씩 바로 잡히면서 길은 바야흐로 바꿀 수 없는 진리가 되었다. 오랜 세월에 길이 만들어지니 그곳에는 약속이 자리 잡고 바램도 생겨난다. 가끔 무도(無道)한 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길들이려 하고 혹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새길 찾아 헤매기도 하지만 대부분 죽거나 다치기에 길로서 가야만 한다. 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곧, 우리에게 꼭 필요한 법과 진리다. 2014.7. 글 / 리뉴얼 2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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