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정숲의 글 사랑/자작시 - 나의 노래

내가 꽃이라면

by 청정숲 2024. 5. 21.


내가 꽃이라면 淸詞 김명수 한적한 곳 찾아 오롯이 피고 싶습니다. 근사한 곳에서 화려하게 피어나 많은 이의 따가운 시선 한 몸에 받기보다 배고픈 벌 나비 모여들어 내 가진 꿀 나누며 외로운 길손에게 친근한 향기 드릴 수 있는 한적한 곳에서 피고 싶습니다. 내가 꽃이라면 상전의 축하 화환으로 바쳐지기보다 차라리, 쓸쓸한 영혼의 무덤가에서 벗이 되어 삼백육십오일 아무도 찾지 않는 영혼에 저승에는 절대 없을 이승의 향기를 드리고 싶어요. 그 향기에 서러운 영혼도 편한 잠 드시리라 정녕, 내가 꽃이라면 태초의 아름다움과 향기로 피어나고 싶습니다. 다만, 번식의 수단으로 필요한 도구처럼 자신까지도 속아 넘어가는 뇌쇄적인 미모, 헤어나기 힘든 치명적인 유혹의 향기와 달콤한 꿀 이것을 앞세운 꽃으로 피어나기 싫습니다. 짧은 날 일지언정 보는 이들 가슴에 잔잔한 평화와 작은 행복을 주고 온유한 향기로 사랑을 전하는 그러한 꽃으로 피고 싶습니다. 2014.07. 글 / 리뉴얼 2024.05.


'청정숲의 글 사랑 > 자작시 - 나의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의 꽃 피고 지고  (1) 2024.05.23
파도에게  (0) 2024.05.22
팽목항  (0) 2024.05.15
바 람  (0) 2024.05.09
바다에 잠겨버린 봄  (4)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