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분(緣分) ......... 淸詞 김명수
언뜻 부는 바람은 낯 간지러워
희롱하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마음 빼앗길 새 없더니만
홀연, 장미 향기 가득한 연풍(緣風)에
찬바람 속의 낙엽처럼
이내 마음 무시로 떨어져 내리고
사랑에 젖어버린 녹녹한 가슴엔
붉은 향기 수시로 드날릴 제
자줏빛 사랑 방울방울 맺힌다.
가슴에 그리움이 흥건히 밸라치면
눈가에 흐르는 나약한 지난날의 고독
뉘라서 그 속내를 알리요!!
연풍 불면 오려니 짐작은 했어도
풍성한 초록 향기 사라질 때면
그날이 그날이라 기다리지도 않았어라.
지난날 만심(慢心)은 회한이 되어
이렇듯 성찰을 잉태하니
이제라도 임 맞을 채비 서두르리.
1986.05.25 / 리뉴얼 202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