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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숲의 글 사랑/자작시 - 습작모음

연 꽃(蓮花)

by 청정숲 2024. 8. 23.





연 꽃(蓮花) . . . . . . . . 淸詞 김명수



사바(娑婆)의 번뇌를 거름으로 삼아
법당의 새벽 예불(禮佛)에 맞춰
맑은 이슬 두르고 고즈넉이 피어난 연꽃

장광사(張光寺) 못에 만개한 연꽃처럼
너도 전생에 연꽃인 줄 알았어
네 어머니의 불공과 연 태몽으로 태어났다기에

철 들기 전부터 너와 벗으로 지내며
네가 여자로 보이던 사춘기적 자꾸만 빨갛게 물드는
가슴을 자책하며 사랑은 안 된다고 도리질했지만,
수많은 날의 일기에 연꽃 같은 널 추앙하는
내 상사(相思) 글만 먼지처럼 쌓이고.....

그러나 어리석게도
가끔 날 바라보는 네 눈빛의 의미도 모르고
나만 너를 세상의 한 여인으로 규정하지 못해

오래전부터
네 발밑에 웅크리고 있는 펄에 벌레가 녹아들어
너를 물들일 수 있음을 몰랐다.


2024.08.23. 글
**사바(娑婆) ; 갖가지 고통과 고난이 넘치는 인간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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