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으로 채운 잔
淸詞 김명수
그리움으로 가득 찬 잔이
드넓은 호수처럼 물결 출렁이고
그리운 얼굴 달이 되어 술잔에 떠오르니
사뭇 쏟아지려고 한다.
알 수 없는 밤바다처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너의 심연
작은 조각배를 띄워 네 마음 건져 보려고
나는 오늘도 애써 노를 저었지만
술잔 위에 떨어지는 별은
너의 서늘한 영혼인지 내 눈물인지
네 마음 한 조각도 건지지를 못해
이 잔을 차마 비울 수가 없구나
같은 하늘 밑에 산다는 것은
어쩌면 축복이면서 또한 고통인 것을
이 밤에 너의 모습과 체취
그리움이 가득 찬 잔에서 느낄 수 있기에
아무튼,
나는 오늘 밤 이 잔을 마셔야겠다.
2014.08.글 / 리뉴얼 202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