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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숲의 글 사랑/자작시 - 사랑과 이별, 그리움

화석이 된 그리움

by 청정숲 2024. 4. 18.

화석이 된 그리움 청사 김명수 바람은 인연을 모른다. 계절의 날숨과 들숨에 가고 오며 본능으로 꽃을 건드리고 나뭇가지 흔들어 화장 지운 꽃잎, 숨 고르는 이파리 떨어뜨리고, 발원지의 강물 역시 인연을 모른다. 꿈적 않던 바위도 천 갈래, 만 갈래의 손길로 쓰다듬어 견고함을 유린하며 가슴속까지 흠뻑 적셔놓고서 훌훌 털고 제 갈 길 따라서 가버린다. 사랑은 한 치 앞도 모르면서 지펴진 불은 부지불식간에 활활 타오르기에 결국 하얀 재만 허망하게 남기거나 새까맣게 타다만 숯덩이를 가슴에 남긴다. 바람은 어제도 오늘도 속절없이 꽃을 흔들고 강물은 단단한 바위 속살까지 천만번을 벗겨내고 사랑은 영혼마저 까맣게 태우고 사라지니 이루지 못한 사랑, 그리움이 쌓여 화석이 되었다. 2012.12. 글 / 리뉴얼 20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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