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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숲의 글 사랑/자작시 - 사계절의 노래

변하는 계절, 사라진 기억들

by 청정숲 2024. 4. 8.

변하는 계절, 사라진 기억들 청사 김명수 두꺼운 외투를 벗기길래 봄이라 생각했고 민소매, 구릿빛 젊은 활보에 여름 온 줄 알았는데 얼마 전 창밖의 새벽 한기가 방안을 기웃대더니 대지를 달구던 여름날의 긴 해도 떠나려 한다. 다가올 짧은 태양이 잉크 빛 창공 속에서 허약해진 두 팔로 수고로웠던 초목들 어루만져 하계에 영글던 알곡과 과실들 영면 속에 쉬게 하면 대지는 곧, 또 다른 하얀 차림으로 갈아입으리라 변해가는 계절을 놓치지 않으려 해도 언제부터인가 가슴과 피부의 기억 속에는 열화의 뜨거움, 혹한 삭풍의 차가움만 잔상으로 남아 계절의 싱그러움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더라 사랑과 보시의 넉넉함이 사라진 계절 엄동에서 부활한 꽃향기 느낄 새도 없이 이글거리는 태양과 수마 침탈에 영혼도 삭막해져 함께 나누던 가을은 이제 추억 속에만 존재한다. 2012.08. 글 / 리뉴얼 20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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