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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숲의 글 사랑/자작시 - 사계절의 노래

봄의 영토

by 청정숲 2024. 3. 20.

봄의  영토
                                  청사  김명수

한나절 홍매화 연분홍 향기에 
부지런한 일벌 꽃잎에 날아들고
술대들 환호하며 씨방 터트리니
보람찬 일벌은 내일을 기약하며 떠나고

길지도 짧지도 않은 춘분 햇볕이
밤새 오들오들 떨던 민들레 어린싹
따뜻하게 품어주고 간 앞마당에는
초록빛 미소가 사르라니 피어난다.

놀란 듯 배고픈 듯 칭얼대던 아기는
포근히 감싸 안는 엄마 품에서
풋풋한 살 내음의 친근한 한 입 젖에
금세 안도의 숨 새근새근 잠이 들고

밥 짓고 난 아궁이에 군불 남아있어
겨우내 마르고 마른 장작 패다 넣으면
불길 활활 달아올라 구들장 덥혀주니
옥답십리는 없어도 사랑의 영토는 가졌어라.

 2012. 3. 글/ 리뉴얼 2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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