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영토
청사 김명수
한나절 홍매화 연분홍 향기에
부지런한 일벌 꽃잎에 날아들고
술대들 환호하며 씨방 터트리니
보람찬 일벌은 내일을 기약하며 떠나고
길지도 짧지도 않은 춘분 햇볕이
밤새 오들오들 떨던 민들레 어린싹
따뜻하게 품어주고 간 앞마당에는
초록빛 미소가 사르라니 피어난다.
놀란 듯 배고픈 듯 칭얼대던 아기는
포근히 감싸 안는 엄마 품에서
풋풋한 살 내음의 친근한 한 입 젖에
금세 안도의 숨 새근새근 잠이 들고
밥 짓고 난 아궁이에 군불 남아있어
겨우내 마르고 마른 장작 패다 넣으면
불길 활활 달아올라 구들장 덥혀주니
옥답십리는 없어도 사랑의 영토는 가졌어라.
2012. 3. 글/ 리뉴얼 2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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