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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숲의 글 사랑/자작시 - 사계절의 노래

겨 울

by 청정숲 2024. 3. 13.

겨 울 ............ 청사 김명수



이 겨울 나는 서설(瑞雪)이고 싶습니다.
동화책 속 북국의 눈 얘기를 들려주고,
온 세상을 하얗게 부끄러운 것까지도
모두 덮어주는 새하얀 눈이 되고 싶습니다.

이 겨울 나는 장작불이고 싶습니다.
산골 가난한 오두막집 따뜻하게 덥혀주고,
추위에 떠는 나그네의 외롭고 추운 영혼을
훈훈하게 감싸주는 장작불이 되고 싶습니다.

이 겨울 나는 동면하는 곰이고 싶습니다.
여름날 푸르른 산야를 마음껏 뛰놀다가
한 해가 다 가버리면 겨울이 너무 추워
이듬해 봄까지 잠만 자는 곰이 되고 싶습니다.

이 겨울 나는 빨간 동백꽃이고 싶습니다.
임 그리다 지쳐 겨울밤 하얗게 지새우고
풍설과 외로움, 기다림으로 피멍에 젖어
춘정월 빨간 동백으로 피어나고 싶습니다.

2012.01.글 / 리뉴얼 2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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