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추(晩秋)
청사 김명수
내설악 곱게 물들이던 단풍이
한걸음에 남쪽으로 내달려 와
내장산까지 물들이더니
다가선 입동의 날 선 서슬에
찬란한 잎들 무시로 떨어져 내리고
붉은 가을은 포도에 뒹굴다가
색색의 단풍잎들 바람에 쓸려가면
가슴 속 푸른 꿈도 함께 사라진다.
하얀 갈대꽃 바람에 흐느끼고
시리도록 파란 가을 하늘 위로
남방 철새들 무리 지어 날아오르면
눈앞의 가을은 벌써 멀리 달아나
플라타너스 마지막 잎새 파르르 떨 때면
여름날 꿈꾸던 가을도 저물어 간다.
2011.11.글 / 리뉴얼 2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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