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숲 2024. 3. 13. 12:20

갈잎의 향기 ........ 淸詞 김명수


까맣던 귀밑머리
지난가을에 서리 비치더니
젊은 날 탐스럽던 가슴과 어깨는
올가을 앙상한 나무처럼 야위어

곱디고운 해맑던 얼굴에는
삶의 연륜과 인고(忍苦)가 갈잎처럼 물들고
젊은 날 하얗고 곱던 손은
어느새 마른 가지처럼 거칠어라.

푸른 시절 꾸었던 초록빛 꿈 이파리
살아온 세월 속에 묻어 버리고
광합성으로 만들어 낸 사랑은 가족에게
탄소는 스스로 품어서 갈잎이구려.

어린 시절
어머니의 등 내음처럼 다가온
당신의 되갚기 어려운 사랑의 향기
갈잎에서 느낍니다.

2011.10.글 / 2024.03.영상리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