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숲 2025. 5. 1. 15:42

봄날이 간다 .......... 淸詞 김명수


마파람이 코끝을 스치니
꽃비 하염없이 내리고 봄날이 간다.
봄꽃 잎들 내 눈물처럼 떨어지는데
임은 내 손 뿌리치며 기약 없는 길 떠나려 한다.

겨우내 그토록 기다린 내 그리움
그대는 아는지 모르는지 연모의 정 뿌리치고
찾아온 지 달포도 지나지 않아
떠날 채비를 서두르는 당신이 원망스럽소.

당신은 내게 언제나 이방인
찬란한 꽃들이 재회를 축복하듯 피었는데
내 봄을 몰라라 하고 떠난다면
나의 한해는 이제 끝없는 아쉬움만 쌓겠네.

-일제강점기 어느 독립투사 아내의 노래- 2025.05.01.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