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새 .......... 淸詞 김명수
하얗게 센 은빛 머리
소슬바람에 휘날려도
차마 부러지지 않으려고
마르고 마른 몸, 마음 까지 비워냈다.
모두 다 손에 손잡고
하늬바람 불 적에 비 한 방울 없이도
새벽이슬로 목 축이며 버티어
억새답게 잘도 이겨냈는데.....
하여도 가진 것이라곤
북망산 찾아갈 제 쓸 노자 몇 푼
이젠 그것마저도
질긴 인연을 위해 털어낼 판,
억세고 모질다 해도
약하디약한 것이 억새인 것을
한달음에 산기슭 달려내려 온 삭풍아
우리를 쓰러뜨리지 말아다오.
2024.11.18.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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