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숲 2024. 9. 12. 18:35

소슬바람 불어와 . . . . . . 淸詞 김명수



일터를 나설 때
얼굴을 스치는 한줄기 소슬바람에
순간 온몸이 굳는다.

아! 잊고 있었다.

나를,
그 사람을,
지난날 뜨거웠던 사랑을.....

그래,
일벌레로 변해버린 지금의 나에게도
소중한 사랑이 있었어!

일에 빠져 잊고 있었지만
언뜻 불어온 한 줄기 소슬한 갈바람에
이렇게 불현듯 돌이 되다니

헤어지던 날도
오늘처럼 바람이 불어
한사코 머리를 쓸어 넘겼지!

그대여,
네 생각에 이렇게 가슴이 시린데
그 많은 날 너는 모두 다 잊고 살았느냐?


2021.09. 글 / 리뉴얼 202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