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추(晩秋)........淸詞 김명수
하늘가에 맴돌던 싱그런 바람이
가을비 왔다 가니
불현듯 예리하게 날을 세워
허한 속을 냉기로 도려낸다.
겨울을 부르는 차가운 가을
기억의 편린 같은
수많은 가랑잎이 아우성으로 떨어지고
가을은 벌써 멀리 달아나
푸르르던 가을 상념도 자취를 감추니
이젠, 기약 없이 추워질 겨울이라
그렇게 땀 흘려 박음질하던 날들은
모르는 새에 모두 다 어디론가 가버리고
이제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엄동 속에서
애써 새로운 봄날을 기다려야지
바야흐로 한 해가 또 떠나려 한다.
2020.11.20. 글 / 리뉴얼 20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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