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애상(哀想)
-淸詞 김명수-
실솔(蟋蟀)의 노랫소리
교교한 별빛 따라 흐르고
가을바람 하늘가에서 시리도록 여물면
바스락거리는 나무 잎새들
이별의 손 팔랑팔랑 흔들며
약속이라도 한 듯 떨어져 쓸려간다.
아무런 배려도 없는
대자연의 생명과 윤회의 수레바퀴는
흡사 낫질하듯 이 가을에도
수많은 인연을 이별로 베어내고
계절의 마디마다
잘린 아픔들을 새기며 돌아간다.
그래도
가을 색은 너무나 아름답고 고와서
설령, 우리네 주름살이 깊어진다 한들
누가 감히 저항할 수 있을까!
2017.09. 글 / 리뉴얼 20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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