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거리에서
청사 김명수
사랑할 때는 늘 정겹던 거리
이별하던 날, 나는 그 거리에서
낙엽처럼 떨어져 흐느꼈다.
버려지는 영문도 모르는 채
몰아치는 바람으로 날 떨구고서
사라지는 발걸음에 냉기가 서늘하여
내 영혼은 부서져 땅바닥에 구르고
판단이 사라진 외로운 거리에는
사나운 비바람만 내 주위를 맴돌고 있다.
흐르는 눈물은 감출 수 있으련만
빗속에 벗겨지고 부서진 내 영혼은
무엇으로 감출 수 있을까
돌아선 사랑은 이토록 냉혹한가
어리석게도 영원할 것 같은 사랑에 빠져
아픈 이별은 애써 생각하지 못했다.
2014.08. 글 / 리뉴얼 202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