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老兵의 비애
淸詞 김명수
무엇을 위해 그토록 격렬히 싸웠으며
누구를 위해 평생을 바친 전장을 뒤로 하고
제 자리라는 곳으로 돌아왔는가
이곳은 젊었던 나를 기억하는 이가 없는데
익숙한 거리지만 고독이 지배하는 이곳
무심히 흘러가는 낯선 얼굴들, 낯선 걸음들
떠날 때 손 흔들던 너는 어디에도 없고
옛 보금자리는 온기조차 느낄 수 없어
찾아온 고향에서 나는 정녕 이방인인가
총 끝 가늠자 위에 올려져 있던 적은
겨누던 나를 보고, 나 또한 그 눈을 기억하는데
차라리 전쟁터에서 싸우던 적이 그립구나
녹슬어 가는 나의 총을 닦으며
이제는 돌아가도 되겠지.....
귀향 노병의 가슴에는 허무만 가득하다.
2014.08. 글 / 리뉴얼 202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