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처럼
淸詞 김명수
나는 쏟아지는 비가 되어
팔월의 신작로에 힘겹게 선 나무 같은
지친 너를 적셔주고 싶어
무성한 고통의 가지들, 업보의 잎새들
어깨에 십자가처럼 지고서
한번 부는 바람에도 이리저리 몰리는 너
강풍에 부러질까 혹 뽑힐까 두려워도
번뇌의 가지들 차마 쳐내지 못하는 너기에
이렇게 잔잔한 비가 내리는 날에는
빗물처럼, 네 영혼의 동반자 되어
너의 타는 목마름을 해갈 시켜 주고 싶어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2014.08. 글 / 리뉴얼 2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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