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이별
청사 김명수
쏟아지던 빗속으로 떠나던 그대 모습
그것은 못내 지울 수 없는 아픔이어라
내리는 비에 젖은 날개를 팔랑이며
힘겹게 산허리 넘어가는 구름 속 한 점으로
시야에서 멀리멀리 사라지던 그 모습은
이미 붙잡을 수 없는 나비였다.
꼭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이별 없는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자며,
쏟아지는 빗속을 헤치고 가던
그것은 끝내 이별
빗속 이별은 눈물이 흐르는 빗물이기에
사랑도 또한 어쩌지 못하는 서러움이라서
어깨를 들먹여도 우산에 가려 슬픔을 알 수 없으니
훗날에야 나는 꺼이꺼이 얹힌 울음 삼키고
행여, 빗속에 떠났으니 비 걷히면 오려나
자꾸만 내리다가 마는 비를 바라보며
창가에서, 길가에서, 더 멀리서 꿈으로 기다렸지만
빌고 빌던 기다림은 점점 돌이 되어 간다.
2014.07. 글 / 리뉴얼 20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