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숲 2024. 4. 24. 17:45




꽃샘바람..........淸詞 김명수 ​


봄날의 햇볕이
조그맣게 비추다 자리를 뜨면
속곳으로 파고드는 꽃샘바람에
나뭇가지는 추워 오들오들 몸을 떨고
봄꽃은 파르르 얼굴을 떤다.

한나절 내내 꽃잎 안아주던 햇볕은
그리운 임의 따뜻한 품이라
분홍빛 얼굴 간질이던 싱그런 봄바람은
몽매 간 님의 따스한 입김으로
두근대는 연정을 전하는데

봄은 자꾸만 오다가 말고
설핏, 춘분 태양이 서쪽으로 뉘엿거리면
기별로 왔던 봄바람은 어느새
지난 엄동의 삭풍처럼 뼛속을 파고들어
잠시 나른하던 오후를 질책한다.

2013.03. 글 / 리뉴얼 202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