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숲 2024. 4. 22. 15:03




잊혀진 계절 ........ 淸詞 김명수


그리움은
눈 속에 파묻힌 들판처럼
삶의 경계와 분별을 무너뜨리고
혼돈 속으로 빠뜨리니

옛 가을에 멈춘 그림
결코 다시 그리지 못하여
어쩔 수 없는 이곳에는 흔적이 없다.

상심의 담벼락에 갇혀
지나간 계절만 여태 붙들고 윙윙거리는
날 선 삭풍 원망하지 말고
진즉에 멈추어 버린 그 가을로 가자.

내 갈 곳이
비록 타인의 계절일지라도
이제, 그 흔적 찾으러 그곳으로 가야지.

2013.01. 글 / 리뉴얼 202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