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절대 가치
청사 김명수
당신의 겨울은,
고치실로 누에가 그러하듯
한 가닥 생명의 긴 올을 뽑아서
점점 거세지는 동토로부터 수족들을 감싸고
허약한 가지마다 모진 삭풍이 들이칠세라
언 가슴의 기도로 겨울밤을 지새웁니다.
당신의 세월은
혹한의 시베리아에 불현듯 사막이 들어서고,
어느 한 시절의 오아시스는
캐러밴의 짧은 행렬이 지나가고 나면
신기루처럼 사라져
생명의 물, 당신은 길을 새도 없었지요
당신의 가슴 속 원초적 꿈은
어깨에 짊어진 십자가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시린 눈을 그나마 밝혀 주는 빛,
누에의 나약한 고치 집을 버텨 주는 힘,
그것은 태초에 핏줄로부터 물려받은
가없는 사랑입니다.
2013.01. 글 / 리뉴얼 20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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