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노래
청사 김명수
풋내나는 연둣빛 살갗이 부끄러워
여름날 긴긴 햇볕에 종일토록 태웠더니
오뉴월 꾸던 꿈은
어느새 노란 황금빛으로
여름날 살갑게 불던 바람 서늘하고
갈증 해갈해 주던 빗방울마저 시리니
엽록에 숨어 있던 그리움은 빨갛게 타올라
그곳으로 이제는 떠나야 한다.
지난밤 무서리 내린 기별에
노쇠한 손 하얗게 서려 바스락거리니
차가워진 태양에
이제, 더는 매달리지 않으리!
먼 태고에서 새순으로 찾아왔듯이
새로운 날을 위해
가지 잡은 손 이제 놓고서
오는 봄, 내 다시 또 피어나리라.
2012.11. 글 / 리뉴얼 202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