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숲 2024. 4. 10. 18:35

깊어 가는 가을 ........淸詞 김명수


엊그제 내린 비에
잿빛 근심 후련히 씻어낸 하늘은
높고 파란 가슴 활짝 열고

불현듯 찾아 든 한기에
미루나무 잎새들 살갗 비비는 소리
스산한 갈바람에 높더니만

설핏 비켜선 짧은 햇볕에
노란 잎, 붉은 옷으로 차려입고
하나둘씩 하늘에 이별을 고한다.

소슬바람에 붉은 가을 깊어 가니
철새, 낙엽, 짧은 태양과 함께
우리는 외로운 나그네처럼

바람이 머물다간 자리
꿈과 사랑이 가버린 곳을 따라
아쉬운 눈길 멈출 수 없어라.

2012.10. 글 / 리뉴얼 202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