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으로 오소서
청사 김명수
그냥 지나치지 마시어요.
발아래 낮은 곳도 눈여겨보소서
붉은 소망이 기다립니다.
세상 꽃들이 모두
하늘 향해 높아지려고 팔을 벌려도
저는 높아질 수 없답니다.
햇살 고운 널따란 들판에서
크게 소리쳐 노래 부를 수 있겠지만
결코 님의 뜻 아니기에
수풀 속 낮은 곳에서
오래전 내게 주신 소중한 언약들
가슴에 품고 기다렸습니다.
임의 눈길 더 낮은 곳으로
허리 구부려 조그만 저를 찾아오소서
당신 사랑 더욱 빛나리다.
-애기 앉은 부채꽃-
2012.08. 글 / 리뉴얼 202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