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숲의 글 사랑/자작시 - 나의 노래
고개 떨군 더덕화 노래
청정숲
2024. 4. 10. 16:03
고개 떨군 더덕화 노래
청사 김명수
초봄 어느 날
가슴 설레게 하던 임이 찾아와
먼 길 함께 가지 않겠냐며
그윽한 눈길로 물었다.
병풍처럼 에워싼 나무들의 시선
나의 가는 허리 끊어질 듯 숨이 막혀
이 계절은 저에게 주소서, 라는 말 차마 못 해
스치는 실바람에 고개만 저었다.
그늘 속 한줄기 햇볕으로
허약한 기지개 켜던 예쁘지 않던 나는,
봄꽃들의 흔한 사랑 노래에도
한눈 한번 팔 수 없어서....
더운 여름 지나고 나니
언뜻언뜻 부는 찬 바람으로 다가온 이름
내 그리움은 성실함에 짓눌리고
임의 발길은 이제 다시는 오지 않아.
2012.10. 글/ 리뉴얼 20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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