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숲 2024. 4. 6. 17:39

버려도 좋은 우산   
                                        淸詞  김명수
 
먼 곳으로 떠나신 임이 
여름 내내 목말라하던 기별을 
구름에 실어 보내셨나요

창문 두드리는 빗소리는
몽매 간에 기다리던 사연들을 
방울마다 알알이 풀어 놓는다.

마른 창호지에 임의 사랑 적시고
그리움 속 들녘의 목 타는 이삭들을
흠뻑 부둥켜안고 입 맞추니

아 아 그리운 임이여
이내 몸은 당신의 구구절절 긴 사연에
밤새도록 젖어도 좋으리다.
                        
2012.08. 글 / 리뉴얼 20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