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들녘. . . . . . . 淸詞 김명수
봄볕을 훔친 구름이
어디선가 몰고 온 봄비를
메마른 가슴 깔아 놓았던 들녘에 뿌리면
발아한 여린 싹 어르는 빗줄기에
대지는 느린 기지개를 켜고
사계절 벌판 지키던 고목은
노쇠한 가지마다 조금씩 근육들 추슬러
높다란 하늘을 향해 팔 벌리며
새롭게 눈뜨는 움을 위해
지난 계절의 묵은 때를 씻어 내린다.
들녘을 품어 안을 듯 단비는,
돌 밑에 눌린 여린 뿌리까지 짤박하게 적시고
들녘에 생명의 물 고루고루 모두 나누더니
골 따라 내 따라 춤을 추고 흐르며
풍요로울 내일을 노래한다.
2012.04. 글 / 리뉴얼 2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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