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피던 날에
청사 김명수
새벽의 찬 기운이 다 가시기 전
영글던 꽃망울들
하늘 바라 지극 정성 기도하더니
가슴속에 새겨진
혹한 엄동의 가혹한 색깔 곱게 두르고
눈부신 하얀 꽃송이들
하늘을 향해 환호하듯 활짝 피어났다.
목련화 너 피던 날
모진 세월, 모진 계절에
하늘 높이 울려 퍼지던 그 함성은
네 환희의 노래이더냐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날이 왔으니
너도나도 외치던 희망의 절규이더냐
며칠 동안 탐스러운 꽃 피어나더니
겨우 얼마간 분노와 환희의 함성 높더니만
사월 따스한 햇볕이 외려 덥던 날
목련화 하얀 꽃송이
뚝뚝 붉게 떨어져 내리고
젊은 함성도 먹구름 속으로 사라져 갔다.
-1960년 4.19를 생각하며-
2012.4.19. 글 / 리뉴얼 2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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